좀비 해적

"요호호... 두뇌를 다오!"

좀비 해적은 건방진 애송이 해적들이 일을 죄다 망쳐놓는 꼴을 보다못해 질린 나머지 스스로 다시 세상에 나와 찬란했던 과거 시절이 어땠는지를 제대로 보여 주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좀비가 원래 수백 년 전의 뱃사람이다 보니 행동과 습관이 좀 구식일 수밖에 없겠죠. 좀비는 아직도 죄수들을 널빤지 위에서 걷게 하기보다는 머나먼 무인도에 버려두고 떠나는 편을 더 좋아하는 데다가 실크나 향신료같이 새로운 보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황금만을 약탈하지요.

그리고 좀비답게 개인위생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 갈고리는 녹슬었고 코트는 다 해졌으며 나무다리는 흰개미가 갉아먹어 남은 게 없어요. 더구나 그의 뺨에 나 있는 것이 수염인지 아니면 특별히 이끼와 곰팡이를 수집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대요. 다행스러운 것은 보통의 해적들도 워낙 냄새가 지독하기 때문에 좀비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다는 것과 혹시 물에 빠지더라도 상어가 좀비를 물기보다는 그가 상어를 깨물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