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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내가 판단을 내려주지!"

고집불통 판사는 자신의 한 마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정의의 사도가 되어 지혜와 해박한 법 지식과 자신의 위엄 있는 의사봉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죄인과 죄 없는 사람을 확실하게 가려내지요.

그런데 법정 밖에서도 모든 일을 판결하려 하는 게 문제에요. 정원의 꽃들은 잘 관리되는지, 햄버거의 양념은 제대로 배어들었는지, 그리고 거리에서 지나쳐 가는 사람이 휘파람이라도 불라치면 음악가로서의 자질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가리는 일을 절대 쉬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처럼 엄정한 판단을 내릴 때마다 의사봉을 강하게 내리치면서 '판결을 마쳤으므로 이의를 제기하지 마시오'라고 외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