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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전사

"이봐요, 나 그리 나쁜 사람 아니에요!"

훈 전사로 산다는 게 쉬운 건 아닌가 봐요. 훈 제국이 주변의 모든 마을을 파괴하고 지나는 곳마다 정복과 약탈 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이 훈 전사를 나쁜 이웃이라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그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보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마을을 약탈하는 대신 과자 쟁반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가는 거죠(다만 과자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묻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심지어 마을의 벽을 그림으로 장식하기도 한답니다. 벽을 무너뜨리고는 말을 타고 잔해 위를 달리는 따위의 짓은 이제 하지 않아요. 한때 그는 우정의 케이크를 만들기도 했는데, 케이크를 자르려고 칼을 뽑아드는 순간 대혼란이 일어나고 말았어요. 이처럼 이웃과 잘 지내보려고 애를 썼지만 안 되는 걸 어쩌겠어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 정복과 약탈의 길로 다시 나설 수밖에요. 뭐라 하지 마세요. 적어도 노력은 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