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17

가고일

"이런! 또 늦잠을 잤네."

돌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오래 살 수 있고 몸에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해요. 땅딸막하지만 단단한 가고일은 쉽게 흔들리지 않고 외골수이기 때문에 무엇에 대해서든 생각을 바꾸기가 극히 어렵답니다. 또한 가고일은 날개가 있지만 "바위처럼" 가볍고 우아한 탓에 공중에 떴다 싶은 순간 곧장 땅바닥에 처박히고 말아요. 다행히도 몸이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구덩이에서 툭툭 털고 나와 제 갈 길을 가지요.

가고일은 지붕 꼭대기에 매달려 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도시 전체를 볼 수는 있기는 한데, 걸핏하면 잠들어 버리는 습관이 문제예요... 게다가 가고일의 낮잠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백 년까지 가니까요. 그러다 보니 깨어나 보면 주변의 지형과 건물이 바뀌어 있는 수가 많아 TV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만 하는데, 보통은 몸이 새 둥지로 덮여 있는 적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