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f218

어부

"그 때가 생각나는군..."

어부는 전 세계의 모든 바다, 강, 호수, 시내를 배를 타고 다녀 보았으며, 가는 곳마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해요. 그는 잠자리채 하나로 날치 떼를 모조리 잡은 이야기와 태풍을 만나 좌초된 상황에서 착한 고래의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한 이야기, 그리고 낚싯대와 낡은 고무장화 미끼만으로 대왕오징어를 낚았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곤 하지요.

어부는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허풍이라며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이 매우 답답할 따름이에요. 그의 이야기가 모두 하나도 틀림없는 사실인데도 말이에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매번 증거를 남길 수가 없었대요. 오징어 낚시 허가 기간이 아닐 때 대왕오징어가 잡히는 바람에 도로 놓아 주어야만 했고, 그린랜드 해안에서 거대 바다뱀을 붙잡았을 때는 그만 카메라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버렸거든요. 언젠가 증거를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그러면 사람들도 결국 그의 말을 믿게 되겠죠.